안녕하세요, 작년 지방직 일반행정 합격자. 공무원 합격 멘토 케빈입니다. 이제 위드코로나라고 할만큼이나 일상화된 코로나에서의 생활과 전반적인 경제침체로 원래부터 인기가 많던 공무원 시험은 더 인기가 많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런 현상은 비단 취준생들뿐만이 아닌 직장인들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다면 그 많은 직장인들은 도대체 왜 공무원을 꿈꾸는걸까요? 아니, 멀리서 볼 거 없이, 당장 저부터 대체 왜 중견기업의 보다 높은 급여를 포기하고 9급 공무원이 된걸까요?
1. 흔들리지 않는 안정감
사기업을 다니다보면 듣는 말이 삼팔선 사오정 오륙도란 말이 있습니다. 삼팔선 38세, 사오정 45세, 오륙도 오십육세. 바로 명퇴 나이를 말하는데요. 그만큼 자리를 보존하기가 쉽지만은 않다는 말이 됩니다. 그리고 설혹 그 회사가 거의 종신에 가까울 정도로 직원들을 아끼는 회사라할지라도 막상 회사가 어려워지면 결국 희망퇴직을 받기도 하고 심지어 회사가 없어져 버리기까지하면 답이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저 같은 경우도 중견기업에 다녔었는데 회사가 어려워져 퇴직위로금을 받고 희망퇴직한 경우였구요. 그 당시 제가 받았던 연봉은 (자료) 원천징수영수증 기준으로 약 5400만원정도였습니다. 직급은 과장말, 차장을 달기 조금 전이었습니다. 이게 바로 그때 받았던 금액이구요.
그리고 퇴사후에는 규모는 조금 작지만 유사한 동종업계로 기존에 받던 연봉과 비슷한 연봉을 받고 차장 직급으로 이직에 성공하였지만 워낙에 모든 업계들이 장기간 침체를 겪다보니 그쪽 업계 또한 조금 먼 미래를 내다보니 미래가 불투명해보였습니다. 물론 4년, 5년 뒤까지 더 다닐 수 있겠죠. 하지만 4년, 5년 뒤... 그때쯤이면 40대 중반이 되서 새로운 직장을 찾아나서야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분명히 있었습니다. 하지만 30대후반에 공무원준비를 시작해서 40대 초반에는 붙는다면 당장 받는 수령액은 많이 줄여들겠지만 그동안 사기업을 다니며 모아둔 돈도 있고, 또 최소한 정년이 보장된다는 점에서 안정감이 크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시다시피 공무원의 신분은 크게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한 헌법상 보장됩니다. 이 안정성만해도 요즘같은 불확실한 시대에 공무원의 가장 큰 메리트가 아닌가 합니다.
2. 낮은 기본급 대신 수당 + 10년이상 정근수당?
중견기업에 다니다가 늦은 나이에 공무원이 되었다고 하면 대단하다고 축하를 해주시면서도 꼭 물어보시는 부분이 바로 그걸로 생활이 되냐는 말씀이시더라구요. 사실 매년 나오는 공무원 호봉표를 보면, 월급이 200만원이 채 안되죠. 실수령액은 더 떨어질겁니다. 하지만 막상 급여를 받아보면 그 정도는 아닙니다.
행정학 시간에도 배우지만 공무원은 기본급이 낮은 대신에 각종 수당이 많습니다. 일단 저같은 경우 군생활을 2년2개월을 했기에 호봉은 9급 3호봉으로 시작을 했구요. 저야 일반행정이라 해당이 없었지만 기술직렬분들은 관련 경력을 인정받으면 9급 8, 9호봉으로 시작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또 가족수당이란 게 있습니다.
저같이 기혼자의 경우 배우자의 가족수당은 4만원. 자녀의 가족수당은 첫째는 2만원, 둘째는 6만원 셋째는 10만원입니다. 그리고 복지포인트라는 게 있습니다. 한해에 한 번 지급이 되는데요... 이것도 가족 구성원에 따라 받는 금액이 올라갑니다. 지자체에 따라 다르지만 아이가 둘까지 있으면 연간 80~100만원까지 됩니다. 제법 큰돈이죠. 그리고 연말에 인센티브가 나온다던가 할때도 이 또한 양육 자녀 수에 따라 가산점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처럼 공무원은 기혼자에게 유리하게 적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이건 요즘같은 저출산 시대에 정부의 정책 방향과도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가장 하일라이트가 바로 정근수당입니다. 정근수당은 근속연수에 따라 주어지는 공무원의 업무수행에 대한 보상인데요... 만 1년차부터 지급 받고 한해 2번을 받는데 1월과 7월에 지급이 됩니다. 아쉽게도 임용된 후 1년동안은 정근 수당 대상 아닙니다. 여하튼 이 정근 수당은 해마다 5%씩 가산이 됩니다. 이 표를 보시면...
이렇게 매해 5%씩 정근수당이 올라가며... 10년이 지나면 정근수당이 월봉의 50%씩 지급이 되는데 제법 큰 돈이죠. 한해한해 드래곤볼을 모으는 심정으로 이 5%를 모으는 겁니다. 그래서 공무원은 입직하고 10년정도되면 살만하다는 말이 나오는 겁니다. 물론 대기업에 비한다면 적은 돈이겠으나 10년을 채운다면 어지간한 중소기업보단 훨씬 많고 중견기업과 얼추 비슷한 수준으로 급여가 맞춰지는 것 같습니다. 저도 얼른 드래곤볼을 다 모으는 그 날이 왔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늦은 나이에 공무원이 되어도 연금을 받는데는 아무 지장이 없습니다. 변경된 공무원 연금제도는 사기업에 다닐 때 낸 국민연금과 공무원이 되고 나서 내는 공무원연금을 합쳐서 납부 기간이 10년만 넘으면 공무원 연금을 받을 수 있게 하고있습니다. 예를 들어 저 같은 경우는 퇴직을 하면 사기업생활을 하며 낸 국민연금 10여년치와 공직생활을 하며 낸 공무원연금을 다 받게됩니다. 그리고 재미있는 게 공무원이 되고 나면 예전 군생활을 했던 경력도 인정이되서 그 개월수만큼도 공무원연금을 추가로 납부하게 됩니다. 납부기간이 길수록 유리한 공무원연금에서 2년2개월이지만 내는 기간이 길어진다는 건 무척 고무적인 일이었습니다.
3. 일머리는 살아있다, BUT 보수적인 문화
저는 회사생활을 10여년하고 9급 공무원으로 들어왔습니다. 모든 게 다 모르는 거 투성이고 늦은 나이에 새로운 걸 배우는 게 쉽지만은 않습니다. 하지만 업무는 전혀 모르지만 소위 일머리라는 건 남아 있습니다. 이 일머리라는 건 새로운 업무에 적응하는 능력에서부터 일을 습득하고 얼마나 빠르게 쳐낼 수 있냐는 건데요. 대학을 졸업하고 갓 9급 공무원이 된 사람들에 비해서는 문서작업, 엑셀 작업, 그리고 일을 해본 경험이 많기에 일머리는 당연히 빠를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저보다 훨씬 더 늦은 나이에 입직하시는 분들은 어려움이 있으실 수도 있겠지만 한창 일할 나이일 30~40대까지는 큰 문제없이 일에 대해선 적응이 어렵지 않으시리라 봅니다.
다만 일보다 더 어려운 건 역시 인간관계와 공무원 특유의 문화였습니다. 처음부터 공무원이 아니었다보니 생각하는 사고방식도 문화에 대한 이질감도 확실히 있는 편입니다. 공무원 조직은 좋게 말하면 규정대로 법을 지켜가면서 일을 하는 조직이고, 나쁘게 말하면 보수적인 면도 다소 많은 조직입니다. 일처리를 하는 부분에서도 그렇고, 사적인 인간관계나, 예절, 의전 같은 것도 외부에서 회사생활을 하다가 온 사람이 보기에는 적응하기 힘든 부분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적지만은 않은 나이에 그 문화에 적응하고 눈치를 보는 게 생각보다 어려웠습니다. 물론 나이로 대접받을 생각은 조금도 없었고 저보다 어린 주사님들께도 꼬박꼬박 존댓말을 쓰고 배우는 자세, 겸손한 자세로 생활을 했지만 공무원 생활을 오래하신 좀 연배가 있는 선배분들을 대하는 게 그 문화적인 부분에서 훨씬 어려웠네요. 길게 말씀은 못드리겠지만 사기업에 다니다가 공무원의 세계에 잘 적응하려면 그 특유의 코드를 잘 맞춰야합니다.
물론 사기업보다 공무원이 무조건 더 좋다...라는 의미로 준비한 내용은 아닙니다. 사람마다 성향은 다르고 본인에게 더 잘 맞는 일이란 게 분명 있는 법이니까요. 하지만 저와 비슷하게 안정감을 선호하시고 또 공직이 본인에게 맞는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그냥 막연히 공무원 준비를 하시기보다 기존에 다니시던 사기업과 또 공직생활의 장단점을 잘 비교해보시고 현명한 선택을 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오늘도 여러분의 합격을 기원하며... 지금까지 공무원 합격 멘토 케빈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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